언론보도|YTN2023.10.25
"대부분 '베이비박스' 유기"...부모 유무죄 나뉘는 이유는?
언론보도|YTN2023.10.25
본문
[앵커]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상당수는 베이비박스에 남겨졌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에 두고 간 과정에 따라 맡긴 건지, 버린 건지에 대한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이 나뉘고 있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경기 수원에서 낳은 아기를 서울 관악구 베이비박스에 맡긴 30대 여성 A 씨.
지난 2015년 광주에서 딸을 출산한 30대 여성 B 씨도 경기 군포에 있는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두고 갔습니다.
다행히 두 아이 모두 보육시설로 넘겨져 탈 없이 자라고 있다는 건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얼핏 비슷해 보이는 두 엄마의 사례를 놓고 경찰은 정반대 결론을 내렸습니다.
먼저, 경찰은 A 씨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습니다.
베이비박스 운영진과 충분히 상담하고 어려운 사정이 인정돼 아이를 맡긴 부분에 주목한 겁니다.
반면, B 씨는 아무런 상담 없이 아기가 인계되는 것을 확인하지 않은 채 떠난 데다, 양육을 포기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고 봐서, 아동복지법상 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사법부의 관점도 수사기관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2018년과 재작년 두 아이를 잇따라 베이비박스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
법원은 담당자와 상담을 거쳤고, 아이를 보호할 직원이 상주하는 곳에 아이를 두고 간 만큼, 버린 게 아니라 맡긴 거로 봐야 한다며 무죄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만 베이비박스에 놓고 떠난 경우엔 유죄가 인정됐습니다.
출생정보가 적힌 쪽지를 남겼다고 해도, 아이를 버렸다는 판단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정훈태 / 변호사 : (베이비박스가) 적법한 어쨌든 보육기관은 아니고, 자기가 낳은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그냥 다른 기관에 맡겨버린 거잖아요.]
최근 출생 미신고 영유아를 둘러싼 경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베이비박스 운영기관에는 앞서 아이를 두고 갔던 부모들의 불안감 섞인 문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마지막 선택지로 베이비박스를 찾았던 부모들이 잇따라 처벌받는다면 아이들이 음지에서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양승원 / 주사랑공동체교회 사무국장 : (정부) 상담 자체가 출생신고 조건부 상담이다 보니까 엄마들이 어디서든 상담받을 수가 없는 거에요. 생명부터 우선 살려놓고 봐야 되지 않겠냐는 것이 저희 입장인 것이고요.]
현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경찰이 들여다보는 출생 미신고 아동 97명 가운데 74%는 베이비박스에 넘겨진 아이들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부모의 결정에 참작할만한 사유가 있는지, 맡기는 과정에서 생명을 존중했는지를 살피고 있습니다.
YTN 우종훈입니다.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아이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상당수는 베이비박스에 남겨졌던 것으로 확인됩니다.
하지만 베이비박스에 두고 간 과정에 따라 맡긴 건지, 버린 건지에 대한 수사기관과 법원의 판단이 나뉘고 있었습니다.
우종훈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지난해 경기 수원에서 낳은 아기를 서울 관악구 베이비박스에 맡긴 30대 여성 A 씨.
지난 2015년 광주에서 딸을 출산한 30대 여성 B 씨도 경기 군포에 있는 베이비박스에 아이를 두고 갔습니다.
다행히 두 아이 모두 보육시설로 넘겨져 탈 없이 자라고 있다는 건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얼핏 비슷해 보이는 두 엄마의 사례를 놓고 경찰은 정반대 결론을 내렸습니다.
먼저, 경찰은 A 씨에 대해서는 무혐의로 수사를 종결했습니다.
베이비박스 운영진과 충분히 상담하고 어려운 사정이 인정돼 아이를 맡긴 부분에 주목한 겁니다.
반면, B 씨는 아무런 상담 없이 아기가 인계되는 것을 확인하지 않은 채 떠난 데다, 양육을 포기할 만한 상황도 아니었다고 봐서, 아동복지법상 아동 유기·방임 혐의로 입건했습니다.
사법부의 관점도 수사기관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난 2018년과 재작년 두 아이를 잇따라 베이비박스에 유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친모.
법원은 담당자와 상담을 거쳤고, 아이를 보호할 직원이 상주하는 곳에 아이를 두고 간 만큼, 버린 게 아니라 맡긴 거로 봐야 한다며 무죄 판결을 확정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만 베이비박스에 놓고 떠난 경우엔 유죄가 인정됐습니다.
출생정보가 적힌 쪽지를 남겼다고 해도, 아이를 버렸다는 판단에 영향을 주지는 못했습니다.
[정훈태 / 변호사 : (베이비박스가) 적법한 어쨌든 보육기관은 아니고, 자기가 낳은 자식임에도 불구하고 아기를 그냥 다른 기관에 맡겨버린 거잖아요.]
최근 출생 미신고 영유아를 둘러싼 경찰 수사가 확대되면서 베이비박스 운영기관에는 앞서 아이를 두고 갔던 부모들의 불안감 섞인 문의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마지막 선택지로 베이비박스를 찾았던 부모들이 잇따라 처벌받는다면 아이들이 음지에서 더 큰 위험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됩니다.
[양승원 / 주사랑공동체교회 사무국장 : (정부) 상담 자체가 출생신고 조건부 상담이다 보니까 엄마들이 어디서든 상담받을 수가 없는 거에요. 생명부터 우선 살려놓고 봐야 되지 않겠냐는 것이 저희 입장인 것이고요.]
현재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경찰이 들여다보는 출생 미신고 아동 97명 가운데 74%는 베이비박스에 넘겨진 아이들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부모의 결정에 참작할만한 사유가 있는지, 맡기는 과정에서 생명을 존중했는지를 살피고 있습니다.
YTN 우종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