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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EBS뉴스2023.10.25
2022. 12. 22. 미혼부 자녀 출생신고, 어디까지 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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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뉴스]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지만, 출생신고도 못 하는 아이들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십니까.

바로 아빠 혼자 아이를 키우는, 미혼부의 자녀입니다.

지난 2013년 한 아빠의 유모차 시위 이후 이 문제가 공론화됐는데요.

10여 년이 지난 지금, 얼마나 진전이 있었을까요.

먼저 영상 보고 오겠습니다.

[VCR]

"우리나라는 아빠 혼자서 출생신고를 못 하게 합니다"

- 2013년, 사랑이 아빠의 호소

2015년, '사랑이법'으로

미혼부의 자녀 출생신고 길 열려

하지만 '엄마의 이름을 몰라야 한다'는 기준으로

여전히 녹록지 않았던 아빠의 출생신고

그리고 지난해,

다시 한번 개정된 가족관계등록법

미혼부의 자녀 출생신고,

이제는 문제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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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현아 앵커
미혼부의 자녀 출생신고 문제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관련된 법률지원 활동하고 계시는 정훈태 변호사 자리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반갑습니다.

네, 먼저 우리나라의 미혼부 자녀가 얼마나 되는지 궁금합니다.

정훈태 변호사 / 법률사무소 승소
현재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미혼부 가정은 약 6천 가구 정도 됩니다.

그런데 그중에서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은 가정이 몇 가구 정도 되는지는 아직 파악이 되고 있지는 않습니다.

왜냐하면 출생신고가 되어 있지 않기 때문에 주민번호도 없어서 현재 파악은 힘든 상황입니다.

다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법이 개정된 이후에 매년 300에서 500명 정도 미혼부가 출생신고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출생신고가 안 되다 보니까 이 아이들이 정확히 몇 명인지조차 모르는 게 현실입니다.

미혼부로 혼자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이 출생신고가 왜 어려운 걸까요.

정훈태 변호사 / 법률사무소 승소
미혼부 출생 신고 절차는 몇 번의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미혼모만 출생신고를 할 수 있고 미혼부는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 절차가 없었습니다.

근데 이게 문제가 되다 보니까 2015년도에 미혼부가 미혼모의 이름을 모르거나 미혼모의 주민번호를 모르는 경우, 이런 경우에 한해서 미혼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되었는데 이거를 이제 흔히들 사랑이법이라고 합니다.

근데 이제 미혼모와 미혼부가 만나서 자녀를 낳았는데 미혼부가 미혼모의 이름을 모르는 경우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이 사랑이법이 적용되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그래서 좀 실효성 있게 법을 바꾸자 해서 작년이죠, 2021년에 미혼모가 출생신고에 협조를 하지 않는 경우에도 미혼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습니다.

그런데 이 법이 자주 바뀌고 큰 변화가 있다 보니까 일선 공무원분들이 모르시는 분들도 많고 그래서 미혼부들이 혼선을 좀 갖고 있고 그래서 좀 어려워하시는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바로 작년에도 개정이 됐습니다.

그런데 법이 처음에는 아빠는 출생신고를 못 하게 막아놨었거든요.

이유가 뭘까요.

정훈태 변호사 / 법률사무소 승소
미혼모와 자녀와의 관계에서 미혼모는 자녀를 출산하기 때문에 미혼모와 자녀와의 혈연관계는 그냥 물리적으로 바로 증명이 됩니다.

하지만 미혼부와 아이 같은 경우는 유전자 검사 같은 특별한 절차를 거치지 않는 이상은 둘 사이에 혈연관계가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가 어렵습니다.

과거에는 유전자 검사가 없었기 때문에 일단 혈연관계가 확실한 미혼모가 자녀를 출생할 수 있도록 규정한 겁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저희 EBS 뉴스에서 지난 2020년에 가족의 탄생 기획 보도를 통해서 이 문제를 다룬 적이 있습니다.

이제 한 2년 정도가 지났는데요.

아빠들 출생 신고가 그동안에 조금은 수월해졌다고 볼 수 있을까요.

정훈태 변호사 / 법률사무소 승소
작년에 법이 좀 좋게 개선이 돼서 지금 현재로서는 많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고는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다 해결된 건 아닙니다.

사랑이법 같은 경우는 미혼모가 법률적으로 혼인을 한 경우에는 적용되지 않습니다.

미혼모가 혼인을 한 다음에 가정폭력이나 학대 같은 걸로 가출을 하고, 그래서 오랫동안 별거를 하고 있는 경우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남자를 만나서 아기를 낳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는 미혼모가 법률적으로 혼인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이런 경우는 사랑이법이 적용되지 않아서 미혼부가 출생신고를 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제 이런 경우는 몇 번의 소송을 통해서 자녀 출생신고를 해야 되는데 소송이라는 게 비용도 많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다 보니까 그 과정에서 미혼부들이 좀 많이 힘들어하시는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법이 보장하지 못하는 사각지대가 아직은 좀 넓은 것 같습니다.

그런데 출생신고를 못 하다 보니까 주민등록번호조차 못 받는 이 아이들이 문제입니다.

그렇다면 이 아이들이 우리 국민으로서 제도적인 지원을 못 받는 걸까요.

정훈태 변호사 / 법률사무소 승소
아이들이 출생신고가 안 돼 있기 때문에 사회보장제도의 많은 부분에서 제한되어 있는 것은 명백한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 부분도 개선이 있어서 현재는 출생신고가 안 된 아이라 하더라도 행정기관에서 사회복지전산관리번호를 부여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번호를 받으면 아동수당도 나오고 어린이집도 갈 수는 있습니다.

하지만 건강보험 제도에 있어서는 많은 제한이 있어서 아직까지는 조금 부족한 것도 사실입니다.

서현아 앵커
아플 때 마음 놓고 진료도 못 받는다는 거니까요.

얼마나 힘든 점이 많겠습니까, 이 변호사님께서는 미혼부들을 위한 법률 지원 활동을 하고 계시는데요.

그동안 많은 아버지들이 얼마나 많이 힘들어 왔는지 옆에서 많이 지켜보셨을 것 같습니다.

정훈태 변호사 / 법률사무소 승소
제가 소송을 했던 분들 중에는 이제 사랑이법이 개정되기 전부터 소송을 했던 분들이 있는데 많게는 초등학교를 갔는데도 출생신고를 못 하시는 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법적인 절차가 없어서 출생 신고를 못하는 건데도 미혼모 입장에서는 부모가 자식한테 출생신고도 못 해 준다라고 하면서 죄책감을 느끼는 분들이 많았고, 또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보육원에서는 출생신고를 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미혼모 입장에서 내가 자녀를 버리면 보육원에 가서 출생신고를 할 수 있는데 내가 굳이 양육을 해서 출생신고를 못 하는구나 라고 생각하시면서 자괴감에 빠지신 분들도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제 사랑이법이 개정되고 나서 출생신고를 할 수 있게 되면서 제 의뢰인들 많은 분들은 거의 다 울었던 것 같습니다.

저도 되게 울컥하는 순간이 굉장히 많았습니다.

서현아 앵커
사실 아버지 입장에서는 어떻게든 양육을 해보려고 최선을 다하신 건데 얼마나 힘드셨겠습니까.

혼자 아이를 키우는 것도 힘든데 이런 아빠들을 돕는 정책이나 지원 같은 게 충분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정훈태 변호사 / 법률사무소 승소
현재 미혼부만을 대상으로 하는 정책적인 지원은 거의 없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미혼모를 지원하는 사업도 부족하고 미혼모를 돕는 민간단체도 거의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다만 최근에 미혼부 출생신고가 문제가 되면서 유전자 검사를 지원해 주는 조그마한 제도들이 생기고 있어서 그나마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고는 할 수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분명히 과거보다는 상황이 나아졌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보완하고 개선해야 할 점도 남아 있을 것 같습니다.

정훈태 변호사 / 법률사무소 승소
저는 안내 절차가 좀 제대로 마련됐으면 좋겠습니다.

보통 미혼부들이 출생신고를 하려고 주민자치센터를 가게 되면 공무원분들이 이제 미혼부는 출생신고를 할 수 없다라고 말씀을 하시게 됩니다.

대부분 그 말 때문에 미혼부들이 거기서 좌절감을 크게 느끼고 반감을 갖게 되고 그런 거거든요.

그래서 안내문 같은 거라도 제대로 마련해서 미혼부 출생 신고가 어렵긴 하지만 가능하다라는 안내만 해도 미혼부들이 많은 희망을 가질 수 있거든요.

그래서 안내 절차가 필요하다고 생각을 하고 무엇보다는 무엇보다 현실적으로 법이 개정되는 게 가장 좋을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부모가 누구든지 어떤 환경에서 태어났든지 적어도 기본적인 권리는 보장받을 수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이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이 문제에 대해서 더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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